이천 부발역 에피트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르며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이 뛰고 있다.
이천 부발역 에피트

지난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 재지정되며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가라앉는 듯했지만, 이제는 강남 3구에 이어 마포·용산·성동·동작 등 서울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기준으로 강북을 제외한 서울 24구의 각 아파트 매매 상승률이 3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수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서울 ‘매수우위지수’도 83으로 9주 연속 상승하면서, 2021년 10월 셋째 주(86.1) 이후 4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상승세는 2020년 11월 ‘부동산 불장’으로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최근엔 하반기로 가면 금리 인하와 함께 공급 부족으로 인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전망까지 팽배해지면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고 말했다.

6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 대비 0.26% 증가하며 40주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송파구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 대비 0.71% 뛰면서 토지거래허가제 재지정 직전인 3월 셋째 주(0.7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강남구(0.51%)와 서초구(0.45%)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강남 3구가 토허제로 재지정되며 갭투자가 막혔지만, 재개발 등을 노린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높아지며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강남 3구 가격이 무섭게 오르자, 아파트 매매 수요는 마포, 성동, 동작 등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거래량은 마포 368건, 성동 463건, 동작 413건을 기록하며 직전 달보다 일제히 거래가 늘었다. 지난 3월 거래량보다 적지만, 5월 신고 기한이 아직 보름 이상 남은 만큼 결국 3월 거래량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 3구 이외의 마포, 성동 등에서 매수세가 이어지는 이유는 다음 달부터 대출 규제가 강화되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시행을 앞두고 ‘막차 수요’가 높아진 영향이 크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불안 심리가 강해지면서 강남을 시작으로 마포·성동·용산 등을 거쳐 이미 노원·도봉·강북까지 매수세가 번지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의 출범도 최근 집값 상승의 요인이란 분석도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새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풀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중에 자금이 풀려 유동성이 늘어나고, 결국 이것이 부동산 시장에 공급되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다음 달 예정대로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 단기적으로는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하반기에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단행된다면 가격 상승세가 다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정부는 마포구와 성동구 등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지난달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회의를 통해 “필요시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지정 등 시장 안정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규제지역 지정과 대출 규제를 통한 수요 관리 외에도 공급 확대를 위한 추가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규제지역을 통해 특정 지역의 거래를 잡아도 풍선효과 등 부작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예정돼 있는 3기 신도시 공급 속도를 높이고, 강남 3구와 성동, 마포를 제외한 지역에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예외적으로 적용하지 않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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